[증시 레이더] 코스닥 최고치 돌파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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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최근 증시에서는 "아직도 거래소 시장에 투자합니까" 라는 말이 회자된다.

지난해 유행어인 "코스닥이 뭐예요" 라는 말과는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1996년 7월 개장이후 처음으로 거래소를 추월했고, 주가상승률도 거래소를 크게 웃돌았다.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시장을 보는 시각도 상당히 달라졌다. 코스닥시장을 애써 외면해 왔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9일부터 사흘 연속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나아가 투신사들은 펀드별 코스닥 종목 편입비율을 거래소 시장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투신사 자금 3조원이 코스닥으로 몰린다는 최근 일부 언론의 보도도 코스닥종목의 편입비율을 5%안팍으로 높이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올들어 8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외국인과 더불어 투신사가 중요한 매수세력으로 자리잡을 경우 시장은 그만큼 변동성이 줄어들고, 지수가 사상 최고?지난해 12월 13일 279.97)를 돌파할 여력도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 ▶종목별 주가 차별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도 초기에 정보통신 열풍을 일으켰던 종목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였지만 점차 ▶인터넷 관련 문제를 풀어주는 솔루션업체와 ▶인터넷 장비업체 등 인터넷업계의 인프라를 지원하는 업체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거래소 시장은 매물벽에 부닥치면서 당분간 지수가 930~1000 사이를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상승을 점칠 만한 재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2월 신규 공급물량이 1천9백억원에 불과하고 ▶예탁금이 10조원을 넘은 점▶프로그램 매도잔고가 5천억원 미만으로 낮아졌고▶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된 점 등이다.

엔약세가 달러당 1백10원선에서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분류된다.

반면 외국인들의 선물매도 포지션이 1만계약을 넘어서고 있어 향후 시장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더라도 정보통신 관련 대형주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일부 종목에 국한돼 다수의 투자자들은 별 만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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