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영남(27·서울 중구)씨는 3개월 전부터 아들 최정재(10개월)군에게 아기체육관·원목 교구 등 고가의 장난감을 비용걱정 없이 마음껏 안겨준다. 장난감 도서관을 알게 된 덕분이다. 김씨는 “엄마만 부지런하면 아이에게 유명브랜드의 고급 장난감을 일주일 간격으로 바꿔줄 수 있다”며 “1만원 회비만 내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해 거의 무료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연회비 1만원으로 5천여점 빌려
지난 3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입구역사안에 위치한 녹색장난감도서관. 벽면 전체를 둘러싼 선반마다 각종 장난감이 가득 차 있다. 선반엔 역할놀이·퍼즐놀이·음률놀이 처럼 영역별로 하나하나 이름표가 붙어 종류별 고른 선택을 돕는다. 가짓수도 풍성하다. 자동차 한 종류만해도 소형·중형·대형차는 물론 목재·미니카·특수기능차까지 구분돼 진열돼 있다.
엄마와 함께 방문한 김채원(15개월)양이 익숙한 듯 주위를 살피다 헝겊으로 만든 고리끼우기 장난감을 덥석 집는다. 엄마 이원영(30·서울 은평구)씨가 “마음에 들어?”라고 물어보자 방긋 웃는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와 함께 들러 2가지 장난감을 대여한다”며 “매주 새로운 장난감을 다양하게 가지고 놀면서 아이의 오감발달이 빨라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살균소독 관리·택배 배달 서비스도
택배배달 서비스도 정회원에게만 주어지는 혜택 중 하나다. 워킹맘과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사는 엄마들에게 유용하다. 3살 자녀를 둔직장인 임수연(33·서울 중구)씨는 “직장 때문에 대여와 반납이 힘든데, 인터넷으로 예약 후 왕복택배비만 부담하면 이용할 수 있어 좋다”며 “커다란 농구대 장난감도 3500원만 부담하면 집까지 배달해준다”고 말했다.
장난감 소독·관리는 철저하다. 도서관 입구에 위치한 장난감 소독관리실은 방문한 엄마들이 볼 수 있도록 투명창으로 돼 있다. 자원봉사 인력이 상주하며 반납된 장난감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소독작업을 거쳐 살균된 비닐팩에 포장한다. 제균티슈·스팀·자외선 소독의 3단계가 기본이다. 김순한 운영요원은 “패브릭 소재는 스팀·자외선소독, 미니카 같은 플라스틱 소재는 제균처리 후 스팀·자외선 소독을 거친다”며 “이제껏 이곳의 장난감을 이용하고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사진설명]녹색장난감도서관을 방문한 김채원양이 엄마 이원영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