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는 직원도 고객, 산뜻하게 정리해야 회사에 이익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40호 30면

사람을 내보내는 일은 정말 달갑지 않다.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이나 모두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까?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35> 해고의 기술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비즈니스 리더가 해고를 자신의 일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면 된다. 불행히도 실적이 나쁜 임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흑백논리처럼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리더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실수를 곧잘 저지른다.

첫째, 느닷없는 해고 통보다. 내 친구 가운데 한 명은 60명을 이끄는 리더다. 그들 가운데 물류를 담당하는 한 부하직원이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게다가 리더의 권위를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 내 친구는 꾹꾹 참고 때를 기다렸다. 어느 날 중요한 고객이 두 주나 늦게 제품이 도착했다고 불평했다. 내 친구는 벌컥 화를 내며 그 말썽꾸러기 직원에게 “당장 사표 쓰시오!”라고 소리쳤다. 일부 팀원이 반발했다. 충분한 경고도 없이 해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나가라고 외치는 리더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핏대를 올리기도 했다. 내 친구가 사태를 수습하고 팀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거의 석 달이 걸렸다.

둘째, 솔직하지 못한 점이다. 내가 아는 최고경영자(CEO)의 회사에는 오랜 기간 판매 실적을 채우지 못한 직원이 있었다. 그 CEO는 그를 해고하려고 하지만 성격이 밝고 좋은 그에게 해고를 통보하지 못했다. 그저 웃으며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말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상황이 너무 악화돼 그에게 해고 사실을 알렸다. 그는 “그동안 ‘잘한다’며 좋게 평가해 놓고 이제 와서 나가라고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그는 배신감을 씹으며 회사를 떠나야 했다. 좋든 나쁘든 떠나는 사람들도 당신 회사의 고객이다. 어떻게 해고되는가에 따라 그들은 20~30년 동안 당신 회사를 나쁘게 말하거나 좋게 평가한다. 떠나는 사람도 고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질질 끌기다. 이는 첫 번째와 정반대다. 어떤 사람이 잘릴 것이라는 사실이 모든 사람에게 다 알려져 있는데, 리더가 질질 끄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이제나저제나 하고 있는데, 리더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아 회사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해고는 달갑지 않다. 누구나 피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질질 끄는 리더의 마음속에 다른 뜻이 있다. 해고될 사람의 동료한테서 불가피성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의도다.

세 가지 실수는 리더도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리더는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람이다. 실수를 피하면서 제대로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느닷없이 “사표 써!”라고 소리치지 말아야 한다. 평소에 리더가 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임직원들은 자신이 어떤 조치를 받을지 미리 짐작할 수 있다. 마음의 대비를 하고 난 뒤 “나가!”라는 말을 듣기 때문에 반발하지 않는다.

둘째, 모욕감을 최소화해야 한다. 리더가 해고를 통보한 뒤 ‘아! 이제 끝났다. 내가 할 만큼 했으니 이해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쫓겨난 직원의 마음속에 분노가 서려 있을 수 있다. 그가 당신 회사를 나쁘게 말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리더는 그가 책상을 정리하고 떠나기에 앞서 그의 자신감을 북돋워 줄 필요가 있다. “당신은 우리와 맞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말해주는 게 좋다.

해고는 비즈니스의 달갑지 않은 현실이다. 리더인 당신이 제대로 처리하면 당하는 사람들이 수긍한다. 따라서 다시 강조하지만 사람을 내보내야 할 때 리더는 적절한 절차를 밟되 질질 끌지 말고 산뜻하게 떠나보내야 한다. 떠나는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