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체면 이천수가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짜증스러운 전반, 그나마 나은 후반이었다. 이기긴 했지만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어야 했던 편치 않은 한판이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 베트남에 고전 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8일 호치민 동얏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4차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이천수의 활약에 힘입어 베트남을 힘겹게 제쳤다.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한 한국은 몰디브를 5-2로 제친 레바논(3승1패.승점 9)에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전반 한국은 이동국.안정환을 투톱으로, 설기현.차두리.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러나 전반 40분까지 유효슈팅 하나 없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베트남은 빠르고 짧은 패스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한국의 중원을 공략했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차두리가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쳐 퇴장당하는 바람에 수적 열세까지 감수해야 했다. 한국은 후반 5분 어이없는 선제골을 허용했다. 판반타이엠이 슈팅한 공이 점프한 한국 수비수 박재홍의 머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버렸다.

후반 19분 동점골이 터졌다.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한 이천수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헤딩슛, 공은 골키퍼 손을 스치고 골네트에 꽂혔다. 후반 31분, 드디어 역전골이 나왔다. 이동국과 교체 투입된 최성국이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천수가 찬 공은 크게 휘어 수비벽을 넘은 뒤 골문 앞에서 뚝 떨어지며 왼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5조의 북한은 평양 양각도경기장에서 태국을 4-1로 대파, 2승2무를 기록했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