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목경 제4집앨범 대중적 친밀감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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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블루스를 들어보면 사람 목소리보다 기타가 더 많은 얘기를 들려준다. 그만큼 블루스 기타 연주가 불러 일으키는 힘은 깊고 강렬하다.

댄스 음악이 소용돌이치는 국내 음악계에서 고집스럽게 기타를 안고 블루스를 고집하는 뮤지션이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의 에릭 클랩턴' 으로 불리는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이 4집 앨범을 냈다. 1990년 1집을 선보인 이래 95년, 98년에 이어 나온 이번 음반엔 블루스에 대한 그의 열정이 묻어 난다.

정통 블루스에 음악적인 기반을 두고 록과 컨트리, 발라드를 넘나드는 대중성으로 친밀도를 높였다.

총 10곡에 달하는 곡 가운데 첫번째로 수록된 '플레이 더 블루스' 는 공을 들인 기타 선율이 리드미컬하게 살아있어 블루스의 남다른 맛을 전한다.

그러나 '부르지마' '남은 건 하나 뿐' '부는 바람에' 등 나머지 곡들을 들어 보면 그가 블루스의 대중성에 대해 얼마나 고민해 왔는지 눈치챌 수 있다.

대부분의 곡들이 포크와 발라드 풍으로 자연스럽고 부담없이 연주됐다. 누구라도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블루스에 익숙치 않은 대중에게 베푼 이같은 친절이 듣는 이에 따라서는 아쉬울 수도 있다.

깔끔하고 경쾌한 연주만으로 들려주는 '킴스 폴카' 나 블루스의 거장 비비킹을 연상케 하는 '웬 아이 컴 홈' 을 더 재미있게 듣는 이라면 대중성을 의식한 그의 이같은 '변주' 가 못마땅할 것 같다.

어쨌든 김목경은 계속 블루스를 지켜나갈 것 같다. 그 자신이 그랬듯 '악마(□)에 빠져들 듯 블루스의 매력에 빠져보자' 고 그는 음악팬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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