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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 대안 제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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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책사업은 무조건 옳은가에 대한 서울대 이진국 학생의 의견에 대해 재반론을 하고자 한다. 먼저 천성산 공사 중단에 대한 본인의 글은 대안 없는 반대로 국책사업이 중단돼 쓸데없는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요지의 글로, 국책사업이 무조건 옳다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둔다. 다음으로, 학생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반론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이 주장하는 환경을 보전했을 때 지속적으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환경의 중요성과 이로 인한 경제적 이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며,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사업이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 우회노선을 제시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제시해 지금보다 환경 파괴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책사업은 무조건 옳다는 맹신에 빠져 있다는 내용과 지역 개발을 위해 새만금 갯벌을 메워야만 했는가에 대한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책사업에 대한 맹신에 빠진 것이 아니고 진행되고 있는 국책사업에 대안 없는 반대로 세금을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개발을 위해 새만금을 메워야 했느냐에 대한 것으로 새만금 사업은 1987년 노태우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시작돼 벌써 방조제 공사가 끝났다. 지금 와서 메워야 했느냐를 가지고 소모적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현 상황에서 환경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개발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와서 사업 자체에 대한 원초적 논란을 벌일 것이 아니라 이미 공사가 끝난 방조제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국책사업 결정 과정에서 여론과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했는지에 대한 반론이다. 과거 정부가 국책사업을 하며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사례는 많았으며, 현재도 일어나고 있고 이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새만금사업이 시작되던 1980년대의 경우 개발론이 앞서던 시대였고, 의견수렴 절차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시대적 상황에 따른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나간 새만금 사업의 문제점을 교훈 삼아 향후에는 여론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국책사업이 되지 않기를 지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점에서 보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신행정수도 이전은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고 있는지, 환경 파괴는 없는지, 향후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없는지를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 대가가 클지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가던 길을 되돌릴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이나 천성산 공사를 어떻게 되돌려야 할지에 대한 방법의 제시가 없이 원론적 주장만 하고 있다.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고, 새만금 사업의 경우 현 시점에서 사업이 시작된다면 찬성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속철도 사업이나 새만금 사업은 벌써 사업이 종착역에 이르고 있고 현 시점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누구나 알고 있는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교과서에 나오는 원론적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환경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