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시장 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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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가지수가 800을 넘으면서 기업공개(IPO)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증시 침체로 얼어붙었던 공모 시장이 주가 반등의 흐름을 타고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TFT-LCD 장비업체인 디엠에스를 필두로 공모 시기를 저울질하던 기업들이 공모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잇따를 공모=디엠에스는 오는 15~16일 공모에 나선다. 지난달 3~4일 코아로직의 공모주 청약 이후 40일 만이다. 디엠에스의 공모 규모는 올 들어 코스닥 등록 공모 중 최대다. 공모 희망가는 3만~3만5000원으로,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더라도 총 4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 국일제지와 모코코도 이달 중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 10월에 공모할 계획이다.

현재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공모를 준비 중인 기업은 20곳이 넘고, 심사가 진행 중인 곳도 15곳이다. 이들 기업은 시장이 좋을 때 등록을 마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거래소 시장의 기업 공개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예비 심사를 통과했던 유니드의 기업 공개를 주간하는 삼성증권은 "증시가 살아나는 분위기고,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유가증권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시장 안정 기대=지난 7, 8월 실시됐던 LG필립스LCD와 코아로직의 공모주 청약에서 고수익 펀드들이 청약을 포기하는 등 시장이 혼란을 겪었다. 개인들이 당초 계획보다 과도한 물량을 떠안거나 대규모로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이들 고수익펀드에 대한 의무 배정 비율이 45~55%에서 30%로 낮아진다. 또 금감원은 개인들이 기관의 청약 포기 주식을 떠안지 않도록 기관과 개인의 청약일 분리나 기관 청약 때 증거금 도입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고수익펀드들에 의한 가격 왜곡과 대량 실권 등의 부작용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를 청약할 때 장기적인 기업 전망을 꼭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위기에 휩쓸릴 경우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코아로직의 경우 청약 미달사태로 주간사인 미래에셋 등이 남은 물량을 떠안았지만 현재 이 종목의 주가는 3만원을 넘어 공모가(2만3000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화증권 유창민 과장은 "이젠 공모주를 배정받았다는 것만으로 큰 돈을 벌던 시기는 지났지만 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유가증권 신고서 등을 참조하면 매력 높은 기업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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