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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든 게 너무 좋다” 페루 대통령 하룻밤 더 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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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명박 대통령이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함께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의 모델로 한국을 늘 동경해 왔다”며 “중국·일본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한국과 모든 것을 먼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TA도 한국과 가장 먼저 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오늘을 계기로 (한·페루 FTA 체결이) 앞으로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가르시아 대통령은 회담에서 FTA 체결 외에 ▶한국 건설업체의 수도 리마 재건축 참여 ▶에너지 산업 분야 한국 기업들의 페루 진출 등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가르시아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지난해 리마를 방문했을 때 페루 정부로부터 국가 최고 훈장을 받은 데 대한 답례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공식 국빈오찬과 비공식 만찬을 연달아 가르시아 대통령과 함께했다. 만찬은 당초 12일 오후에 출국할 예정이던 가르시아 대통령이 일정을 연기해 13일 오전에 출국하기로 하면서 갑자기 잡힌 자리였다. 두 대통령은 서울 삼청각에서 만찬을 하며 페루의 전통주인 피스코사워로 여러 차례 건배를 했다. 또 어깨동무를 하고 직접 사진을 찍는가 하면 스페인어 노래인 ‘베사메 무초’ 등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일정 변경과 관련,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어제 저녁에 한국에 도착해 보니 모든 것이 너무 좋더라”며 “그래서 하루를 더 묵고 가도 되겠느냐고 내가 외교부에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국가 정상이 외국 방문 중 일정을 바꾸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으로 오는 여객기의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東京)를 경유해온 그는 도쿄에서 서울로 올 때 일본항공(JAL) 이코노미석을 끊었으나 항공사 측이 비즈니스석으로 올려줬다.

한편 가르시아 대통령은 12일 오전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도 열어 “페루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확인된 것만 4300억㎥에 달한다”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페루 투자는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홍·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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