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세계 최대 전기로 제철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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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부제철이 연산 3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전기로 제철 공장을 준공했다. 김준기 동부 회장은 11일 충남 당진군에서 열린 이 전기로 제철 공장 준공식에서 “1000만t 규모의 조강 생산 설비를 갖춰 동부제철을 글로벌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 공장 부지에 800만t 규모 이상의 설비를 추가로 세울 수 있다”며 “추가 건설 시기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완구 충남도지사,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 정준양 철강협회장(포스코 회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전기로 제철 공장은 동부제철이 기존 당진 공장 부지 165만㎡(약 50만 평)에 1년8개월간 총 1조여원을 투자한 것이다. 단일 전기로 제철 공장으로는 미국 철강업체 뉴커의 버클리 공장 연간 생산량 250만t을 넘어서는 최대 규모다. 동부제철은 그동안 포스코 등에서 열연강판을 구매해 각종 철강제품을 만들었다. 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연·냉연 제품을 다 생산하는 업체가 됐다.

김 회장은 제철 공장의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기로 제철은 어떻게 하면 싸게 에너지를 덜 쓰고 철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혁신적 방식”이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고로 방식의 4분의 1, 에너지 소비량은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전체 철 생산의 55%가 전기로 제철이고 유럽은 45%”라며 “우리같이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는 전기로 제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동부메탈을 사모펀드(PEF)에 매각하지 않고 사재를 출연해 운영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기업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데 사모펀드는 장기적 투자를 하기 힘들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부그룹은 지난달 동부메탈을 팔지 않는 대신 김 회장이 사재 3500억원을 내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재를 바탕으로 동부메탈 지분 50%를 확보하고, 나머지 50%는 기업공개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당진=염태정 기자

◆전기로 제철 방식=철광석과 유연탄을 연료로 하는 고로(용광로) 제철과 달리,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바로 열연강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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