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환전 여직원 매일 8000만원‘슬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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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거액의 회사 돈을 훔친 혐의로 6일 구속 기소된 여직원 최모(31)씨는 모두 80억86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9일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따르면 최씨는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카지노 환전팀에 근무했다. 이 기간 중 최씨는 환전팀원들이 번갈아 가며 근무하는 카운트룸(카지노의 하루 총 수입을 계산하는 곳)에 100일 정도 배속돼 돈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카지노 고객이 사용한 100만원권 수표를 속옷에 숨겨 나오는 수법을 사용했다. 훔친 수표는 100만원권 8086장이었다. 하루에 8000만원 정도를 훔친 셈이다.

최씨가 훔친 수표는 어머니 박모(54·구속)씨와 삼촌 최모(50·구속)씨가 자금세탁을 했다. 이들은 서울·원주·제천 등에서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를 통해 11개의 차명계좌에 수표를 입금했다.

이후 5000만원 이상의 고액권 수표로 재발행해 펀드와 정기적금 계좌에 입금했다가 해지 과정에서 12명 78개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세탁했다. 최씨 등은 이 돈으로 2008년 9월 태백에 14억원 상당의 골프연습장을 인수했고, 한 달 뒤엔 원주에 2억원대 아파트를 사들였다. 올 2월엔 6700만원 상당의 고급 국산 승용차를 구입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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