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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L·타임워너 합병…가정생활 이렇게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던 '미래적 삶' 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인터넷 업계의 선두주자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최대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결합이 화상.음향.정보.인터넷.통신 서비스가 모두 합쳐진 통합 미디어 서비스 시대의 개막을 선포한 것이다.

이로 인해 벌어질 변화를 가상해 보자. '온라인' 씨는 거실에서 인터넷 겸용 TV로 홈박스 오피스(HBO.타임워너의 유선방송사)의 영화를 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리모컨으로 AOL의 인터넷 쇼핑몰 화면을 불러내 신형 컴퓨터 한대를 주문한다.

화면 한쪽에선 그의 인터넷 접속을 알게 된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온다. 영화를 계속 보는데 '유브갓 메일' 이란 음성 시그널이 들린다. 후배로부터 최신 유행하는 신곡과 영화 한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으라는 E메일이 온 것이다.

온라인씨의 컴퓨터에는 그의 관심 분야 뉴스만 나온다. 주문형 뉴스다. 또 컴퓨터에 연결된 프린터에서는 '타임(타임워너의 시사주간지)' 지 최신호의 영화평이 자동 인쇄된다.

합병된 AOL과 타임워너가 본격적인 사업을 벌일 때를 가상한 가정집의 모습이다. 컴퓨터와 TV.전화 등 가전용품이 연결된 가운데 인터넷이 가세함으로써 전혀 다른 형태의 생활패턴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이 가운데 상당수 서비스는 현재의 기술수준만으로도 가능하고 일부는 실제 제공되고 있다. 중요한 변화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이런 기능들이 'AOL-타임워너' 라는 하나의 우산 아래 통합됐고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란 점이다.

컴퓨터.TV.오디오.비디오.전화.가정 자동화 기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합쳐지고 영화 및 음악감상.쇼핑.뉴스청취.E메일.게임.쌍방향교육.팩스송수신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세상이 온 것이다.

◇ 컴퓨터 접속〓광속으로 각 가정의 컴퓨터를 외부와 연결시키는 기술들이 개발된다. 차량이나 심지어 사막에서도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무선접속 방식이 점차 보편화된다.

◇ 음악〓CD를 사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공급받는 방식이 일반화된다. 인터넷 수신이 가능한 이동전화에 디지털 음악을 제공하는 방법도 나올 예정이다.

◇ 영화〓현재도 인터넷으로 영화를 제공하는 회사가 여러 개 있다. 앞으로는 유선방송을 통한 주문형 영화와 인터넷 영화가 각축을 벌이게 된다. 대형 극장들의 앞날은 밝지 않다.

◇ TV〓유선방송망을 이용한 인터넷 겸용 TV가 급부상한다. 스포츠 중계의 경우 경기를 보면서 화면 일부에 원하는 정보를 나오게 하는 화면분할 방식이 보편화된다.

게임쇼는 시청자가 인터넷을 통해 출연자와 동시에 똑같은 게임을 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 쇼핑〓인터넷 쇼핑이 완전 보편화된다. 하지만 특화된 소규모 상점들이나 직접 서비스가 포함된 소매점들은 종전 방식으로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다.

◇ 뉴스〓계층.연령.직업별로 특화된 뉴스 서비스가 각광받는다. 뉴스 공급자는 신뢰도와 지명도에 따라 차별화된다.

◇ 홈 네트워킹〓인터넷을 통한 통신.미디어 서비스에 이어 실내 온도조절.취사.방범 등 가정 자동화가 통합된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는 시대가 열린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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