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수렴청정' 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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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이 지난해말 전격 사임한 배경에는 측근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대행을 앞세워 실권을 휘두르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5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옐친 전 대통령 사임후 그와 함께 동반 퇴진했던 의전·보도 담당비서들이 푸틴 대통령대행 진영에 전부 재포진한 것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야구린스키 옐친 전 대통령 보도관이 "크렘린궁에 옐친 전 대통령의 집무실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고 말한 것을 보면 옐친이 기반이 취약한 푸틴 대통령대행의 후견인으로 영향력을 미치는데 만족하지 않고 정치무대에서 군림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크렘린의 한 소식통은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국가의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려는 준비가 진행중" 이라고 밝혔다.

옐친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적극적으로 외교.정치.사회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의전.회계.보도.경비 등을 담당할 대규모 조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담당한 새로운 기구는 '초대 대통령청' 과 같은 것으로 이미 보도관과 2명의 부장관이 초대 대통령청의 설립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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