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연휴 문화산책] 뮤지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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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밀레니엄을 넘어서도 셰익스피어는 계속될 것인가. 유난히 셰익스피어 열기가 뜨거웠던 20세기 말 우리 연극계를 돌아보면서 드는 당연한 의문이다. 어쨌거나 새 밀레니엄을 여는 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여전히 셰익스피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극단 동그라미의 뮤지컬 '환타스틱스' 역시 그런 작품의 하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을 차용해 톰 존스가 전혀 새로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바꾼 이 작품은 사랑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

원전은 두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고 있지만 여기서는 두 친구가 자신의 아들 딸 로미와 마두를 결혼시키기 위해 원수인 척 하는 설정이다. 로미와 마두는 속은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정말 두 집안은 원수가 된다. 하지만 끝내는 해피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지나치게 회고조로 흐르는 지금 이 작품을 통해 온 가족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뮤지컬 '남센스' 도 눈길을 끈다. 진지함보다는 화끈하게 웃으면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식중독에 걸려 죽은 수녀들 장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공연을 펼치는 수녀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넌센스' 를 원작자 단 고긴이 남자 수녀가 등장하는 새로운 버전으로 완성한 '넌센스 에이멘' 이 원작이다.

지난해 서울뮤지컬컴퍼니 초연 이후 두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극작가 정세희씨가 각색을 맡아 보다 한국적 상황에 맞게 번안했다는 점이 특징. 뮤지컬 '명성황후' 의 홍계훈 역으로 유명한 김민수씨와 김장섭.김도형 등 지난해 국내 초연한 멤버가 이번에도 출연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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