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연설서 한국 빠진 건 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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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3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을 거론하면서 한국을 뺀 것과 관련,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 국무부가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에 '미스테이크(mistake.실수)였다'는 해명을 해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측은 "미 국방부도 똑같은 의견"이라고 설명해 왔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40개, 이라크에서 30개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했다"며 "영국.폴란드.이탈리아.일본.네덜란드.덴마크.엘살바도르.호주와 그 밖의 동맹국들은 모든 미국인의 존경을 받아야지 한 정치인의 조소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영국 다음으로 셋째로 많은 숫자의 군인을 이라크에 보내는 데도 한국이 거명되지 않은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미 국무부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국무.국방부나 대통령의 외교 전문 보좌진이 쓴 것이 아니라 공화당 관계자가 썼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빠지는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해 왔다"고 전했다. 대통령 자격이 아니라 공화당 전당대회의 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연설하는 것인 만큼 당 측에서 원고를 주도해 작성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미 국무부 측이 해명과 함께 충분히 사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언급을 전달해 왔지만 외교 관례상 이를 우리 측이 자의적으로 '사과'라고 해석하는 것은 결례"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전 독회를 거듭했을 미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에 이 같은 단순 실수가 나타났다는 데 대해 '치고 빠지기'가 아니냐는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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