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염 팔아 청소년 돕는 이환성 영평사 주지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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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충남 공주시 장기면 영평사(永平寺)에서 15년째 주지를 맡고 있는 이환성(李幻惺.52)스님의 주요한 일과 중 하나는 죽염 만들기다.

사찰내 열평도 안되는 영세 규모의 죽염공장은 그가 펼치는 '중생 구제' 의 밑천이다.

89년 공주에 '청소년 자원봉사센터' 를 설립한 스님은 센터 설립후 해마다 생활이 어려운 공주 시내 초.중.고생 10명을 선발, 장학금을 전해왔다.

설과 추석.초파일에는 사찰 인근 노인 45명에게 설탕.라면.수건 등 1백60만원어치의 생필품도 전달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은퇴한 교사들의 도움으로 공주 시내 중.고교생 20여명에게 방과후 1시간 동안 서예와 수학.한문.다도(茶道) 등을 무료로 가르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영화감상도 시켜준다. 그러다 보니 한달 80만원이상 들어가는 센터 운영비가 부담이 됐다. 궁리 끝에 절에서 배운 죽염 제조 기술을 활용, 죽염과 죽염된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판매가 크게 줄면서 종업원 다섯명 월급 주기도 빠듯하게 됐다. 더욱 큰 문제는 청소년 센터의 운영이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죽염 장사가 잘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텐데…. " 열아홉에 불자가 됐다는 스님은 2000년을 맞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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