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與1野 분주한 특화전략] "이회창 깃발" 높이 치켜든 한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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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내년 총선 화두(話頭)는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이다. 李총재는 28일께 기자회견에서 이를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의미한다. 한 고위 당직자는 "李총재 중심의 새 주체세력을 형성해 총선 준비를 하겠다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보수.개혁 등 당의 겉 색깔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우리당엔 이미 보수.개혁파가 골고루 있다" 고 李총재 측근들은 말한다.총선 포인트도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 에 맞출 방침이라고 측근들은 입을 모은다.

공동여당의 실정(失政)을 철저히 공격하되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 유권자들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여권의 혼선과 국정 표류를 부각시키면 민주신당의 개혁이나 자민련의 보수 모두 구호에 불과함을 국민이 알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李총재 자신도 '노선' 보다 '민생' 에 관심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27일 인천지역 상공인과의 간담회, 29일 동대문 시장(밀리오레)방문 등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민생 현장 찾기는 새해에도 계속 될 예정이다.

차별적 이미지 구축을 위해 경제인 영입에도 열심이다. 김만제(金滿堤)전 부총리, 이한구(李漢久)대우경제연구소장 영입을 위해 李총재가 들이는 공은 각별하다고 한다.

'새 주체세력' 면면이 1차로 드러나는 시점은 내년초다. 하순봉(河舜鳳)총장은 휴일인 26일에도 당사에 나와 조직강화특위를 열었다. 36개 사고지구당 중 10여군데 위원장이 이날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5일께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되면 李총재가 그간 접촉해온 인사들이 속속 지구당위원장을 꿰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병행해 기강잡기에도 나섰다. 우선 이한동 전 부총재의 출당을 검토키로 했다. 한 측근 의원은 "지금 당 기강을 잡아놓아야 향후 공천작업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의 리더십 강화도 노리고 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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