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제 세크레틴 자폐증에 효과없어"- 美 연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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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자폐증 어린이에 최근 들어 많이 쓰이고 있는 호르몬 치료제 '세크레틴' 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올슨허프 어린이발달 연구소의 애이드리언 샌들러 박사팀이 의학 권위지인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JM)최근호에 발표한 것.

샌들러 박사팀은 4~10세 어린이 5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절반은 세크레틴을 주사하고 절반은 염수를 주사했다.

대상 어린이들은 3분의 2가 자폐증을 앓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발달장애를 겪는 아동들이었다.

연구팀은 "주사전과 주사후 한달까지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양쪽 어린이 모두의 증세가 약간 호전됐지만 세크레틴을 맞은 아이들 증세가 염수만 맞은 아이들에 비해 특별히 좋아지지 않았다" 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 유효성분이 없는 위약(僞藥)보다 세크레틴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는 것.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세크레틴에 대한 10여가지의 연구들이 6개월안에 속속 진행돼 발표될 예정. 미 국립 '어린이 건강과 인간발달 연구소' 의 예산지원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연구로 세크레틴의 정확한 효과가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세크레틴은 원래 위장약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으나 그동안 별다른 부작용 없이 자폐증 어린이의 증세 호전에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최근 들어 널리 쓰여왔다.

그러나 자폐증 치료에 대한 대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나온 이번 연구결과로 세크레틴 사용에 대한 논쟁이 증폭될 전망이다.

자폐증은 뇌에서 집중과 기억.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 손상돼 발생하는 것으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언어를 배우는 능력이 떨어지며 돌거나 몸을 흔드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증세를 나타낸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자 결함이나 바이러스.환경중 유독물질등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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