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서 새로 밝혀진 사실] 이형자씨, 김태정씨 낙마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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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특별검사가 20일 발표한 수사결과는 지난 6월의 검찰 수사결과와 구도.내용면에서 크게 다르다.

◇ 호피무늬 반코트 배달.반환경위〓검찰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지난해 12월 26일 반코트를 연정희씨 몰래 차에 실어 보냈고, 나중에 이를 안 延씨가 지난 1월 5일 반환한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鄭씨 자백 등을 통해 '98년 12월 19일 배달-99년 1월 8일 반납' 사실을 밝혀냈고, 延씨의 경우 배정숙씨가 옷값을 대납하거나 鄭씨가 선물하는 것으로 알고 '거져' 가져간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延씨가 옷을 소유할 의사로 입고 다니다 김태정 전 총장의 귀띔을 받고 옷을 돌려주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 延씨의 사건 축소.은폐 기도〓특검팀은 延씨와 鄭씨의 통화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延씨가 검찰수사.청문회 등을 앞두고 옷 배달 및 반환시기 등을 왜곡하려 했음을 확인했다.

또 鄭씨도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싶어서 延씨 부탁에 적극 동조했다는 판단이다.

◇ 배정숙.정일순씨 옷값 대납요구 여부〓'검찰은 裵씨가 옷값 2천4백만원 대납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鄭씨의 경우 상술의 일환인데다 대납요구가 성사되지 않은 만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검은 裵씨가 2천2백만원 외에도 지난해 12월 18일 수천만원을 추가로 요구한 사실과 鄭씨가 로비 명목으로 이형자씨에게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鄭씨는 지난해 9월과 10월 밍크코트 6벌을 구입했지만 이형자씨에게 판매한 2벌을 제외한 4벌의 행방은 드러나지 않았다.

또 延씨가 앙드레김 의상실에서 구입한 의류 중 1벌이 검찰수사에서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 이형자씨 로비 성격〓특검은 李형자씨가 지난해 12월 17일까지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연정희씨를 목표로 남편 구명 로비를 벌였으나, 18일께 로비를 포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李씨가 이때부터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한 공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실제로 대납요구가 있었던 만큼 李씨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포기한 로비' 로 규정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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