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으로 가는길] 점수별 지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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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2000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대부분 수험생들의 변환표준점수가 원점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변환표준점수 인플레 현상' 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변환표준점수로 따진 수험생들의 분포는 원점수에 의한 득점자 분포와 비교할 때 상위권으로 갈수록 훨씬 두터워져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변환표준점수란 서로 다른 과목간의 난이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수능부터 도입됐다. 수능 각 영역별 표준점수를 합하면 80~3백20점 분포가 되므로 이를 4백점 기준에 맞게 일괄적으로 점수를 높여준 것. 따라서 대부분 수험생의 경우 원점수보다 변환표준점수가 높게 나오게 된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이사는 "수험생들은 변환표준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자신의 성적이 좋다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변환표준점수 상위 몇 %안에 드는지 확인한 뒤 대학.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고 말했다.

◇ 변환표준점수 분포〓인문계 석차 1만등이 원점수로는 3백10점대이지만, 변환표준점수로는 3백32점대다.

또 자연계 석차 1만등은 원점수로 3백12~3백11점대에 있지만 변환표준점수로는 3백36~3백35점대에 위치한다. 이처럼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비교할 때 점수 수직 상승이 나타난다.

서울대.고려대가 특차 지원자격기준을 삼는 상위 3%는 원점수로는 인문문계 3백65.3점, 자연계 3백73.9점이지만 변환표준점수는 인문계 3백71.52점, 자연계 3백78.31점이다.

또 같은 3백60점이라도 원점수로는 2천5백50명이 몰려 있지만 변환표준점수로는 4천1백6명(인문.자연.예체능)이 분포돼 있다.

이같은 원점수와 비교한 변환표준점수의 '밀집대형' 은 2백80점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원점수로 따져 많은 수험생이 몰려 있는 중상위권층이 변환표준점수로 환산했을 경우 더 두터워지고,점수간격도 촘촘해진다는 의미다.

인문계의 경우 원점수로 석차 5천등은 3백77점, 1만5천등은 3백64점으로 둘 사이에 13점 차이가 난다.

하지만 변환표준점수로 5천등은 3백80점이며, 1만5천등은 표준점수 3백71점이 나와 그 차이가 9점으로 줄어든다.

이처럼 변환표준점수 간격이 촘촘해지면 수능변별력은 학교생활기록부 등 다른 전형자료에 비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 지원전략〓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70개 대학이 특차모집에서 변환표준점수로 지원자격기준을 삼고 있으며, 88개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변환표준점수로 수능성적을 반영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원점수 상위 백분위 비율과 변환표준점수 상위 백분위 비율을 비교해 변환표준점수 비율이 좋게 나왔다면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고 말했다.

특히 인문계는 외국어영역, 자연계는 수리탐구Ⅰ영역 성적이 좋을 경우 이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많아 유리하다.

서울대는 특차에서 변환표준점수를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며, 정시에서는 수리탐구Ⅱ영역에서 자체 개발한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연세대는 정시모집 1단계에서 변환표준점수만으로 선발하는데 이때 인문.사회계열은 수리탐구Ⅱ.외국어영역에, 이학.공학.의학계열은 수리탐구Ⅰ.수리탐구Ⅱ영역에 각각 가중치를 준다. 따라서 가중치를 주는 영역 성적이 좋은 수험생은 도전해볼 만하다.

고려대 역시 정시모집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데 인문계는 외국어, 자연계는 수리탐구Ⅰ에 가중치를 둔다.

또 변환표준점수 반영 정시모집 대학에 지원할 때엔 논술.면접 등 다른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되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논술에 자신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표준점수를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수능 점수의 불리함을 만회할 수 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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