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 검찰총장 "수사팀 전폭 지원 잘못되면 내가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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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17일 옷 로비 사건 내사 결과 보고서 유출사건 수사와 관련, "최종 결정은 내가 하고 수사 결과도 책임을 지겠다" 며 "수사가 잘못되면 물러나겠다" 고 밝혔다.

이는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소환과 사법처리 여부를 둘러싸고 수사실무 책임자가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검찰 내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수사 진행방법과 속도 등을 놓고 수뇌부와 수사팀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 이라며 "그러나 철저한 진상규명과 이에 상응한 법적 처리라는 기본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고 말했다.

朴총장은 "이종왕(李鍾旺)수사기획관이 16일 오후 한때 사의를 표명했으나 간부들의 설득으로 사의를 철회한 것으로 안다" 며 "수사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李기획관은 이날 가족들에게 "사표를 쓰겠다" 고 말하고 집을 나선 뒤 출근하지 않았다

朴총장은 "朴전비서관 사법처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조사를 좀더 진행해봐야 한다" 며 "물증에 대한 가치판단은 수사팀과 수뇌부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의견교환을 거친 뒤 최종결정은 총장인 내가 하겠다" 고 말했다.

朴총장은 이와 함께 옷 로비 관련자들의 위증고발 사건과 관련, "위증 여부를 가리려면 개개의 사실관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배경과 흐름을 따져봐야 한다" 고 말해 옷 로비 사건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재조사에 착수할 뜻임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18일 오후 3시 朴전비서관을 다시 불러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사직동팀 관계자들로부터 "朴전비서관이 검찰 수사 착수 직전 내사내용 등이 담긴 컴퓨터 디스켓과 관련서류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는 진술과 함께 최초보고서 문건 등이 담긴 컴퓨터 디스켓 등을 임의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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