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생 살리려 보고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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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측 로비스트로 알려진 박시언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이 1일 사직동팀 보고서 공개가 대한생명의 회생을 위한 것이라고 언급, 파문이 일고 있다.

朴씨는 1일 새벽 대검 중수부에서 2차 소환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문건 공개로 崔회장측이 얻는 게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고 "(보고서 공개는) 대한생명 회생의 시작" 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신동아그룹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 강조했다.

朴씨는 "이번 옷 로비 사건을 '崔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측의 자작극' 으로 왜곡한 보고서 문건 때문에 결국 대한생명이 망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면서 김태정 전 검찰총장과 박주선 전 법무비서관을 수차례 비난했다.

그는 "보고서 공개도 두 사람을 겨냥했다" 고 말했다.

朴씨의 발언에 따라 崔회장측이 자신을 구속시킨 金전총장과 朴전비서관을 파멸로 몰고 대한생명 처리의 부당성을 강조해 정부 쪽으로 넘어간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치밀한 '전략' 아래 문건을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신동아측과 검찰은 이런 발언에 별로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검찰은 崔회장측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대항을 한다기보다 朴씨의 돌출행동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朴씨 스스로 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朴씨는 "문건 폭로 10일 전인 지난달 15일 崔회장을 찾아가 폭로 의사를 밝혔더니 '당신이 한국을 몰라서 그러는데 문제가 더 생긴다' 며 펄쩍 뛰어 1분 만에 그냥 나왔다" 고 말했다.

또 "崔회장은 나처럼 적극적으로 회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더라" 고 말해 崔회장의 관련 가능성을 희박하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崔회장 구명로비 중 金전총장을 담당했던 朴씨가 로비에 실패하자 개인적인 한풀이 차원에서 문건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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