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정상회담] 국빈방문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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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닐라의 '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필리핀 국빈방문에 들어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필리핀 경제단체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 연설했다.

◇ 정상회담〓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金대통령과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당초 관계장관을 배석시킨 '확대' 형식으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필리핀측 요청으로 두 대통령만의 '단독' 회담부터 30분간 먼저 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양국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것임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 라는 표현을 쓰는 등 친밀감을 표시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필리핀과 북한의 관계개선 움직임에 대한 金대통령의 평가와 의견을 구했다.

이에 金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찬성" 이라며 햇볕정책을 상세히 설명. 金대통령은 "북한의 무력도발은 용납지 않으며, 상호포용하고 상호 햇볕을 보내 한반도에서 긴장을 없애고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협력해 살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 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은 "두 나라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확대되도록 다같이 노력하고 있고, 시장경제의 원칙과 빈곤층.소외층에 대한 우리의 다같은 열정을 확인한다" 고 말했다.

확대정상회담에는 한국측에서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 등이, 필리핀에서 시아존 외무.파르도 무역산업.라케스마 노동부장관이 참석했다.

◇ 필리핀 경제인과 대화〓金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마닐라 호텔에서 알베르토 페닉스 필리핀 상공회소장 등 필리핀 경제4단체장이 초청한 오찬에 참석, 한.필리핀 경제관계를 한차원 높은 전략적 제휴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

金대통령은 연설에서 "필리핀 국민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바키키사마(우리 서로 의좋게 살아가자)' 처럼 동아시아 전체가 의좋게 살아가길 기대한다" 고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한국의 필리핀 수출물량 대부분은 필리핀에 진출한 우리 제조업체들이 수입하는 원자재이며, 원자재는 필리핀에서 가공.생산돼 한국 또는 제3국에 수출되고 있다" 며 필리핀측이 제기하는 대한(對韓)무역적자가 한국에 일방적 이익이 아님을 설명.

◇ 필리핀 언론〓필리핀 언론들은 金대통령을 "끊임없이 화해와 협력을 시도하는 지도자" 라며 집중 보도. 특히 '스타' 지는 金대통령 회견기사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5.8% 성장을 기록했던 한국이 올해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 며 金대통령의 경제위기 극복성과를 소개했다.

마닐라〓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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