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워크아웃 계획안 조건부 합의…남은 문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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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논란이 거듭되던 ㈜대우의 워크아웃 계획안이 25일 밤 '조건부' 라는 꼬리를 달고 극적 합의됨에 따라 대우 계열사 전체는 워크아웃쪽으로 방향타를 잡게 됐다.

그러나 줄곧 쟁점이 됐던 서울보증보험 보증사채 손실분담 문제 등이 여전히 물밑에 잠복 중이고 해외채권단이라는 걸림돌도 남아 있어 워크아웃 절차가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12개 계열사 상황〓대우 채권단은 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안이 부결된 대우중공업과 3차까지 부결된 대우통신에 대해 26일 협의회를 가져 워크아웃 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한 대우캐피탈.다이너스클럽코리아 등 2개사도 직권조정에 의해 워크아웃 안이 통과될 전망이어서 대우 12개 계열사의 워크아웃계획이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5일 ㈜대우와 대우자동차 채권단은 각각 7시간과 9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를 갖고 워크아웃 방안에 조건부 합의했다.

㈜대우 워크아웃 합의는 제일은행 측에서 ▶보증사채 처리 문제 ▶은행권의 신규지원 자금에 대한 투신사의 추후 손실분담 확약서 제출 등 쟁점 사안에 대해 '추후 논의하자' 는 조건을 단데 따른 것. 대우자동차 경우도 마찬가지 단서를 달고 조건부 통과됐다.

◇ 예상되는 진통〓은행들은 여신비율이 은행권과 비슷한 투신권이 반대하는 한 ㈜대우 등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을 통과시킬 수 없어 쟁점들을 추후 논의키로 하고 합의를 끌어냈지만 불만이 많은 상태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무리하게 워크아웃 안을 통과시켰으나 무역금융 등 신규자금 지원만 해도 은행권에선 투신사들이 손실분담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한 절대 않겠다고 버텨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우 등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정상운영이 불가능하다.

또 투신권은 채권단협의회에서 보증채 처리문제.손실분담 확약서 제출 등에 대해 집단반발하는 등 은행권과 근본적인 견해차를 보여 앞으로 협상을 하더라도 합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투신사 관계자는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보증채나 손실분담 확약서 문제는 당국이 '팔을 비틀어' 할 수 없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갖추기 전에는 해결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한편 해외채권단 문제와 관련, 정부는 이들이 결국 워크아웃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채권단 채무 가운데 일부를 손실률만큼 할인해 성업공사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해외채권단의 손실률 범위에 의견차가 커 협상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고 말했다.

◇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클럽 코리아 처리〓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 클럽 코리아에 대해선 워크아웃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으나 이들 두회사를 청산할 경우 막대한 돈을 물린 종금.투신사가 무너지게 돼 워크아웃 틀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 회사의 채권금융기관들이 동반 부실화할 경우 또다시 공적자금을 대거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를 살려가면서 돈을 회수하는 중재안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고 말했다.

이영렬.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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