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할 땐 잎이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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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제 잎이 빛을 내면 물을 주세요. "

영국 에든버러대학 연구팀은 24일 수분이 부족할 때 알아서 저절로 빛을 내는 감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감자는 농작물 중에서도 건조 기후에 특히 취약해 수분 부족시 수확량이 3분의2 이상 줄어들고 품질도 떨어지는 그야말로 키우기 까다로운 농작물.

연구팀은 빛이 어떤 형태로 발산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이 감자를 '쿠라게' 라는 발광(發光)성분이 함유된 단백질 '에크올린' 의 유전자를 도입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감자에 수분부족 등의 '스트레스' 가 가해지면 세포 안에서 칼슘이온의 농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에 반응해 발광 단백질이 활발하게 움직임을 일으켜 감자 잎이 빛을 내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감자를 밭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심으면 이 감자 잎들의 빛을 통해 과연 밭에 물이 골고루 스며들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개발된 '빛 감자' 로 수확량 향상과 품질관리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앞으로 수분부족뿐 아니라 병충해 등에 반응해 빛을 내는 '스마트 포테이토' 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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