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노년시대] 9. 노인천국 - 유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영국〓황세희 기자, 스위스〓홍혜걸 기자] 유럽은 6개 대륙 중 노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경제성장률이 높은 국가는 노인인구가 늘고 있는데 비해 스웨덴.덴마크.영국.노르웨이 등 전통적인 저성장형 복지국가의 노인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

유럽의 노인복지는 42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폭격으로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었던 영국이 65세 노인에게 전액 노령수당을 지급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유럽국가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성장률의 둔화와 실업률의 증가가 문제이긴 하지만 노인들의 기본 생계에는 지장이 없다.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65세이상 노인에게 무료의료혜택이 주어지며 노령수당을 지급받는다. 노령수당은 고용주와 국가, 근로자가 공동부담하며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노인 소득의 절반을 넘는다.

이밖에도 사회에서 주는 혜택도 많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장볼 때 이용하는 미니밴도 이용자의 소득에 따라 사용료가 다르며 국가에서 지급求?연금만으로 생활하는 노인은 무료다.

집에 있는 각종 시설이나 기구가 고장이 나 수리를 받을 때, 간호사 방문, 낮에 노인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 등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로 소득에 따라 돈을 낸다.

또 각 지역에는 노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나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있다. 이런 시설들은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에 의해서도 제공된다. 지난달 3일 국제연합(UN)은 세계노인의 해를 기념해 노인 2백만명으로 태평양 동쪽의 피지에서 뉴질랜드, 중국을 거쳐 유럽과 미주를 잇는 인간띠를 만들고 "노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고 제안했다. 이제 노인의 사회적 역할증대와 자긍심 고취가 당면 과제가 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