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10년 후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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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는 매일 꿈을 꾸며 산다.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지금보다 좀더 달라진 모습을
상상하며 희망을 꿈꾼다.

아내에게는
다이아 반지를 사주겠다며,
자식들에게는
유학을 보내주겠다며,
부모님에게는
효도여행을 약속하며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린다.

막연한 시간의 저쪽에
그럴 듯한 의미를 부여하며
어려운 현실을 참아낸다.
어느새 세월의 흐름이
머리를 희게 물들여도
계속해 꿈을 꾼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런 일상의 꿈들이
허망해 보이는 건 왜일까.

우리의 꿈은 미래형이건만
왜 구멍 숭숭한 스크린에
비 오는 화면처럼 비춰질까.

칠흑 같은 밤 못지않게
캄캄한 새벽이 다가오는데
근거 없는 낙관은
차가운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바닥 모를 비관은
고요하던 의식으로 전파된다.

마비된 낙관론과
전염성 비관론이
교차하는 이 시절이 지나
10년 뒤, 20년 뒤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공병호 박사는 '10년 후 한국'이란 책에서 "10년 후엔 고용시장이 더욱 악화돼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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