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로또' 판매건수 늘었는데 당첨자는 줄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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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이상하네. 늘어야 정상인데…."

1일 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로또복권의 1등 당첨자 수가 당초 예상과 달리 늘지 않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복권위 측은 지난 8월부터 로또복권의 판매가를 장당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1등 당첨자가 매회 3~4명에서 7~8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8월 한달 동안 나온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가격 인하 이후 88회차부터 91회차까지 네번의 추첨에서 1등 당첨자는 평균 3.75명이었다. 네명이 세차례, 세명이 한차례였다. 가격 인하 전의 평균 당첨자 수인 3.83명보다 오히려 약간 줄었다. 당첨금도 평균 35억원대였다.

가격 인하 전과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1등 당첨자 수를 좌우하는 응모게임 수(로또 한장이 한 게임)를 보면 그렇지 않다. 가격 인하 전에 1회 평균 보통 3500만 게임이던 게 지난 한달 동안엔 1회에 보통 5000만 게임이 넘었다. 1500만 게임 이상 늘어난 것이다.

45개의 숫자 중 6개를 맞혀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로 변함이 없다. 따라서 응모게임 수가 크게 늘면 자연히 1등 당첨자도 늘어나야 정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로또 대행사인 국민은행 측 관계자는 "동전을 던져 앞뒤가 나올 확률은 50대 50이지만 실제로 10번 던진다고 해서 그대로 반반씩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더 많이 던질수록 확률에 가까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횟수가 거듭될수록 당초 예상대로 1등 당첨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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