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 고급화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주요 백화점들도 고급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미거나 명품 매장을 늘리고 있다. 식품 매장도 할인점과 겹치는 싼 물건은 밀어내고 수입 및 고급 식품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옆 옛 한일은행 건물 자리에 내년 2월 개점을 목표로 명품관을 꾸미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도 강남점 1층과 2층에 수입 명품점을 꾸몄고, 본점도 신관 공사가 끝나는 내년 8월 기존 본관건물을 '클래식관'이란 이름을 붙여 명품관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을 생존 차원의 몸부림으로 받아들인다.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져 백화점은 돈 있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는 이를 '고객 분리'정책이라고 부른다. 싼 물건을 사는 사람과 비싼 물건을 사는 사람을 완전히 분리해 부자 고객에게는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금 백화점 의류 매장에선 매대의 싼 물건만 팔리는데 이런 물건은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면서 "부유층 고객이 지갑을 열도록 해 마진이 높은 고가 의류를 팔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급화 전략은 이미 식품관에서 시작됐다. 생선 구이.샐러드.반찬 등 완성된 요리를 파는 이른바 델리 존이 넓어지고, 수입 요리 재료나 특수 재배한 과일 등 비싼 식품 재료를 중심으로 상품 구색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식품을 싸게 팔며 각종 판촉전을 펼쳤던 예전 백화점 식품 매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최근 음식 코너를 고급스럽게 재단장하고, 델리 존을 넓혔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6월부터 지하 슈퍼마켓을 붉은 벽돌에 은은한 조명의 인테리어로 고급스럽게 바꿨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