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총학생회장 여학생 첫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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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연세대에 여성 총학생회장이 탄생했다. 4년제 남녀공학 대학에서 여성이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학 총학생회 역사 37년 동안 남성 전유물로 여겨지던 회장직에서 일하게 된 주인공은 鄭나리(21.사회사업복지학과4.사진)씨. 그는 지난 17일부터 이틀동안 실시한 선거에서 득표율 36.6%로 2위 후보를 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학생회.대학본부의 독점적 권한을 학생들에게 넘겨주는 '장벽없는 대학' 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한없는 생산과 교류를 위해 저작권보호 철폐운동을 벌이고 MP3(음악 압축 파일)공유시스템을 구축하겠다" 고 선언했으며, '성적(性的)소수자 권리확보' '학생추천 강의개설'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그의 선거 진영은 올해 초 전국 30여개 대학 총학생회가 한총련에 대응해 조직한 전국학생회협의회 소속이다.

이 조직은 '코뮤나르드' (파리 코뮌의 사람들)라는 슬로건을 동시에 사용하며 선거에 참여, 등록금 인상저지.학내 정보 공유 등 학내문제 해결을 공敾막?내걸었다.

러닝메이트인 부총학생 후보로는 교내 댄스그룹 출신 배의철(裵義哲.22.경영계열3)씨를 선택했다.

여학생 총학생회장 등장에 대해 학생들은 "그동안 거창한 구호만 외치던 남성 총학생회장에 대한 실망감이 '이제는 여성 총학생회장이 나올 때도 됐다' 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 풀이했다.

鄭씨는 "작은 문제라도 반드시 학생들과 내용을 공유하며 함께 풀어가는 섬세한 학생회를 만들겠다" 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대학측은 "전체 학생의 40% 이상을 여학생이 차지하고 있어 대학에서 성 구별은 점차 의미를 잃고 있다" 는 반응을 보였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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