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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믿음직한 국민연금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민연금제도 시행 12년을 맞아 이제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됐다. 이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국민 모두가 노후의 생활보장수단에 참여하게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민연금은 그동안 크게 늘어나 올해 10월말 현재 45조원에 이르고 앞으로 5년 후에는 1백조원 규모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국민연금의 전국민 확대 실시 이래로 사회 각계에서는 이 제도에 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사회보험료 납부 거부운동 같은 비판의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국민연금은 나 혼자 대비하기 어려운 생활위험을 우리가 공동으로 대처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 세계 1백50여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핵심적인 사회보장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이 제도는 국민 모두가 다같이 정성들여 가꾸어나가 거목을 만들어야 할 한 그루의 나무와도 같다.

국민연금에 관한 여러 우려 중에서 기금에 관한 우려가 가장 많다. 정부주도의 기금운용, 공공부문에의 과다투자, 전문성 부? 투명성 결여 등의 문제가 지적돼 국민의 불신요인이 됐다.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므로 정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을 경주해왔다.

먼저 정부주도 운용을 탈피하기 위해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를 근로자.경영자.농어민 및 소비자 등 가입자 대표가 과반수(위원 21인중 12인)가 되도록 올초에 개편해 가입자가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정부가 공공자금용으로 이 기금을 낮은 이자에 과다하게 빌려쓴다는 문제다. 국민연금기금은 공공성이 큰 자금이므로 정부가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중소기업 지원, 농어촌 개발 등 공공목적에 맞는 사업에 융자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경제.사회발전에 유용하게 쓸 필요는 있었다.

그러나 98년부터 금융부문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맞추어 이자를 지급하도록 이미 개선한 바 있다.

규모면에서도 공공자금관리기금에의 예탁비율은 현재 기금 전체의 약 70% 수준이나 내년부터 점차 축소돼 2001년부터는 의무예탁제도가 폐지되고 필요시 국채를 매입하게 된다. 국채를 사게 되면 유동성이 확보되고 상환이 확실하게 보장된다.

또한 기금규모가 커짐에 따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증대되므로 기금을 보다 전문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에 공단내에 전문조직으로 '기금운용본부' 를 발족시켰다. 본부장과 기금운용직(펀드매니저)을 공채를 통해 선발했으며, 이들이 전문기법을 동원해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앞으로는 투자전략기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위험관리체계도 구축해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유지토록 함으로써 안전한 곳에 투자하면서도 수익률을 최대한 높여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금의 운용내역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 운용내역을 신문에 공시하며 국민연금 홈페이지(http://www.npc.or.kr)에도 실어 국민 누구나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초 가입시부터 연금을 탈 때까지 가입자의 평생을 관리하는 제도이므로 연금재정의 장기적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국민연금기금을 국민 누구나 믿을 수 있도록 운용해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인경석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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