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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넘어] 14. 세계적 패션명소 佛 몽테뉴 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세계적 패션 명품들의 본점이 몰려 있는 파리 몽테뉴 거리. 교차로에서 둘러보면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든 5백m 저쪽까지는 거의가 고급 의상실, 이른바 '오트 쿠튀르' 점포들이다.

피에르 카르댕.샤넬.크리스티앙 디오르.샤이오.니나리치.셀린.베르사체, 그리고 캘빈 클라인…. 모두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그중 디오르 매장에 들어가 그리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파리지엥의 멋을 잘 드러내는 것 같은 옷들의 가격표를 살펴보았다.

망토가 2만1천프랑(약 3백90만원).팡탈롱 바지 4천3백프랑(약 80만원).치마 6천1백프랑.스웨터 4천2백프랑.손가방 6천프랑.머플러 3천5백프랑.신발 1천9백프랑.모자 2천4백프랑.팔찌 1천6백프랑.작은 지갑 1천6백프랑이었다. 모두 합하면 한화로 1천만원이 넘었다.

종업원에게 어떤 사람들이 주고객이냐고 물으니 "아프리카 추장이나 제3세계의 부호들과 그 가족" 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석유 부호 부부들이 선호하는 곳은 피에르 카르댕. 샤넬에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자주 들른다고 했다. 제3세계가 제1세계의 패션을 끊임없이 복제해 내고 있음을 확인케 해주는 대목이다.

디오르의 점원이 발목 위까지 올라오지 않는 부츠, 사선으로 커팅한 핸드백 뚜껑 등을 가리키며 "한국에서도 올 겨울에 이런 품목이 유행할 것" 이라고 자신있게 설명할 때는 묘한 저항감이 들었다.

아울러 '그 좋다는' 버버리 코트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런던 외곽의 창고 세일장 앞에 줄을 선 한국인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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