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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탐구생활] 찬바람 불면 더 반짝인다, 검은 보석 액세서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8면

불가리 뉴 세르펜티 컬렉션 손목시계

“검정 액세서리는 멋쟁이만 할 수 있죠.”

회사원 김민정(34)씨는 검은 색 반지, 검정 팔찌 등 검정색 액세서리를 즐긴다. 김씨는 “금, 은,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는 누구라도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검은 색은 감각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검정 보석은 날씨가 추워진 요즘 더 제격이다. 옷 색깔이 봄ㆍ여름보다 차분해져 검정이나 회색 옷에 검정 액세서리를 함께 하기 더 좋아서다. 보석 디자이너 원현정씨도 ‘검정 보석=멋쟁이’란 김씨의 주장에 동의한다.

“액세서리를 만들 때 불투명한 검정색 돌을 쓰면 디자인이 간결하면서도 인상이 강해진다. 예를 들어 투명한 보석인 다이아몬드를 가공하는 데는 수많은 커팅 기법이 쓰인다. 어떻게 하면 더 맑고 밝게, 또 아름답게 빛나게 할 것인지 때문이다. 이처럼 정밀하게 계산해 면을 깎아내야만 수많은 면이 빛을 반사해 다이아몬드의 효과가 제대로 살아난다. 하지만 대표적인 검정 보석인 오닉스는 디자이너의 생각대로 면을 깎아낼 수 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보다는 디자이너가 원하는 그림에 맞춰 이리 저리 깎아내 쓸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더욱 대담하고 강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검정 오닉스가 들어가면 액세서리 디자인이 훨씬 더 간결해지고 현대적인 느낌이 가미된다. 한마디로 ‘멋쟁이’란 표시가 되는 셈이다.”

불가리가 최근 내놓은 ‘뉴 세르펜티’는 ‘지혜’ ‘장수’ ‘불멸’ 등을 상징하는 뱀을 소재로 삼은 불가리의 대표 컬렉션 중 하나다. 팔찌ㆍ시계ㆍ반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에서도 검정 오닉스가 들어간 시계는 디자이너 원씨의 설명과 부합한다. 뱀 모양의 팔찌가 손목을 휘감아 도는데 뱀 머리 부분부터 한마디씩 건너 오닉스로 채워져 있다. 전체가 작은 다이아몬드로 채워진 같은 디자인의 제품 보다 인상이 훨씬 강렬하고 젊은 느낌이다. 작은 다이아몬드 ‘파베’와 교대로 장식돼 있어 흰 빛과 검은 빛의 조화도 더욱 돋보인다.

피아제 라임라이트 파티 컬렉션 반지

피아제의 오닉스 반지는 이보다 더 파격적이다. 둥근 음반 모양을 본떠 만든 ‘라임라이트 파티’ 컬렉션의 반지는 디스크 모양 그대로 오닉스의 검정빛을 살렸다. 화이트 골드를 사용해 링을 만들고 커다란 음반 모양의 오닉스를 그 위에 얹었다. 오닉스로 된 부분이 보통 반지보다 3~4배 크기 때문에 인상이 매우 강렬하다.

샤넬의 시계와 보석류는 오닉스 대신 세라믹을 썼다. 시계 줄에 세라믹을 쓴 ‘J12’로 시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샤넬은 액세서리 디자인에서도 세라믹을 적극 응용하고 있다. 최근 나온 ‘울트라 시리즈’는 세라믹 소재 주얼리 컬렉션이다. 이 제품에 대한 샤넬 쪽 설명도 ‘검정 보석=멋쟁이’란 공식에 들어맞는다. “도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게 울트라 라인의 컨셉트”라며 “때문에 특이하고 대담한 세라믹을 소재로 디자인됐다”는 것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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