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강릉, 서울의 '正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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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의 정동(正東)쪽은 과연 어디일까. " 사람들은 보통 서울의 정동(正東)지역이 해돋이 명소인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正東津)리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동해시 지역이 서울의 정동쪽이라는 유권해석이 제기돼 강릉시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해시는 10일 "지난해 8월 시민 洪모씨의 주장에 따라 국립지리원에 확인한 결과 동해가 정동쪽임이 사실로 입증됐다" 고 밝혔다.

국립지리원은 동해시에 보낸 회신에서 지형도상 좌표값 측정결과를 토대로 서울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은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대진등대 북쪽 1백m지점이라고 밝혔다. 광화문은 북위 37도34분22초이며 동해의 이 지점은 23초라는 것. 지리원은 정동진의 경우는 북위 37도41분19초에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 남대문의 정동쪽은 묵호동 까막바위, 남산의 정동쪽은 묵호항이라고 회신했다.

이에 따라 동해시는 2000년 밀레니엄 행사 등의 일환으로 서울의 정동쪽 위치에 표지석과 조형물.홍보안내판을 설치, 관광명소화하기로 했다. 상징기념품도 개발한다.

이에 대해 강릉시는 "과거부터 임금이 거처하던 서울 경북궁 광화문에서 볼 때 정동쪽에 있는 포구라 해서 정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가 바로 서울의 정동쪽" 이라고 맞서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근 정동진지역에서 고려말 전국의 성지에 묻었던 향나무가 발견됐고 조선 초기부터 정동진으로 불려온 것으로 보아 강릉이 서울의 정동쪽" 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지리원 지리정보과 임헌량(林憲良.37)씨는 "강릉 정동진의 유래는 알 수 없으나 국립지리원 지도 등을 토대로 측정한 결과 위도상으로 서울의 정동지역은 동해시지역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밝혔다. 만만찮은 논쟁이 예상된다.

동해〓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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