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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장 조폭'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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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폭력조직의 구성원이 범죄와 손을 씻고 만학열을 불태워 대학 총학생회장까지 됐으나 옛 동료가 칼부림을 당하자 보복에 나섰다가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임모(31)씨는 1990년 고교 1학년을 중퇴한 뒤 폭력조직인 '이리 배차장파'에 가입하면서 주먹생활을 시작했다. 8년 뒤 폭력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그는 교도소에서 새 삶을 결심했다. 수감 도중 주경야독, 2년여 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출소한 뒤 지난해 특별전형으로 지방의 2년제 대학에 입학했다.

임씨는 1학기에 4.5점 만점에 3.98점을 받아 35명 중 5위를 차지했다. 2학기에도 3.21점을 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총학생회장에 선출돼 불우이웃돕기.희귀병 학생돕기 운동 등 선행을 펼쳐 학교와 학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임씨는 어두운 과거와 관계를 단절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옛 동료 조직원이 J파 조직원에게 칼에 찔려 중상을 입자 다시 조직에 뛰어들었다. 그는 후배 조직원들을 시켜 J파의 부두목 홍모(36)씨를 집단 칼부림하도록 지시했다. 홍씨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중상을 입었다.

이때부터 도피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 4월 애인과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검찰에 자수했다. 검찰은 홍씨 살해를 기도한 혐의로 임씨 등 배차장파 조직원 12명을 구속기소했다. 그는 최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한편 검찰은 서울 장안동 일대를 거점으로 유흥주점.퇴폐이발소 등에서 200만~300만원씩 매월 5000여만원을 뜯어온 혐의(범죄단체구성 등)로 폭력조직 '장안파' 두목 박모씨 등 38명을 적발, 25명을 구속기소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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