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원집회] "정책 들쭉날쭉" 실정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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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일 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언론자유 말살 규탄대회' 에는 소속 의원 1백여명과 2만여명(경찰 추산 1만여명)의 시민 등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집회인 수원 집회를 정국의 분수령으로 삼는다는 입장에 따라 전날 총동원령을 내렸다. 한나라당은 집회를 끝낸 뒤 "기세를 잡았다" (李富榮총무)고 자평했다.

○…박근혜(朴槿惠)부총재 등 10명의 의원들은 1부와 2부로 5명씩 나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언론장악 음모 규탄은 물론이고 도.감청, 맹물 전투기, 인천 화재 참사, 임창열(林昌烈)경기도지사 도정업무 복귀 문제 등을 맹비난했다.

"들쭉날쭉 정책에 갈팡질팡 정권" (鄭昌和정책위의장), "김대중(金大中)정권은 개판" (李揆澤의원), "林지사가 계속 지사직을 하는 것은 소가 웃을 얘기" (張慶宇의원)라는 등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오세응(吳世應)의원은 "金대통령은 정치자금을 가장 많이 거둔 정치인" 이라면서 "우리 당이 조사한 바로는 재산이 8백억원이나 되니 검찰이 정치자금을 조사해야 한다" 고 공격했다.

○…지난 4일 부산 집회에서 '색깔론' 을 편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이날 현 정권을 또다시 비난했다. 鄭의원은 "金대통령을 빨치산이라고 한 적은 없다.

현 정권의 수법이 빨치산식이라고 했다" 고 해명한 뒤 "반성을 안하고 덤터기 씌우는 게 바로 그 수법"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협박전화 때문에 겁이 나 못살겠다" 고 호소했다. 그러자 군중들 사이에선 "정형근 힘내라" 는 연호가 터져나왔다.

언론장악 문건 작성자인 문일현(文日鉉)씨의 통화내역을 폭로한 이신범(李信範)의원은 "文씨와 통화한 청와대 비서진과 여권 실세들은 언론장악 음모를 함께 논의한 의혹이 있다" 고 주장했다.

○…이날 수원 시내 곳곳에는 '수원 애국시민회' 등의 명의로 '극렬분열 조장하는 한나라당 장외집회 반대' 등의 집회 반대 플래카드가 수십여개 내걸렸다.

이에 대해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자유당 정권 때의 백골단 '땃벌떼'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면서 "현 정권이 수원 집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한다" 고 비난했다.

李총재 등 당 지도부와 참석자들은 규탄대회를 마친 뒤 30여분간 "독재정권 타도" 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수원〓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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