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축구 축제 망친 '신의 손' 헤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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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달 31일 프로축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의 핸들링 골든골 논란은 부산 대우가 제소를 포기함에 따라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샤샤의 골이 핸들링 반칙이며 심판이 명백한 오심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주심이 종료휘슬을 불어 결정된 승부는 결코 번복될 수 없다.

TV녹화는 참고자료는 될 뿐 결정적 증거로 인정되지 않으며 86년 월드컵 당시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도 승부가 바뀌어지지 않았다.

팀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태운 부산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피해자가 부산만은 아니다.

국내 심판에 대한 구단들의 불신을 수용, 포스트시즌에 중국 심판을 초청한 프로축구연맹은 이들이 마지막 잔치마당을 망치는 바람에 모양새를 구기게 됐다.

적지에서 먼저 1승을 거두고 홈에서 '폼나게' 우승 축배를 들려던 수원도 영 개운치 않은 결말을 맞은 데다 시즌 전관왕 달성 등 화려한 성적도 빛이 가려져버렸다.

명승부를 기대한 축구팬의 실망과 혼란도 무시할 수 없는 손실이다.

프로축구 최고의 축제판에 외국인 심판을 세울 수밖에 없을 정도로 깊어진 심판에 대한 불신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다.

축구인들이 마음을 모아 해결책을 시급히 찾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 또 어떤 해프닝이 일어날지 모른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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