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씨 일문 일답] '도피 도움 준 사람 가족 외 별로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센 초췌한 모습의 이근안 전 경감은 "자수하게 돼 속이 후련하다" 고 말했다.

잠적 당시 퉁퉁한 얼굴이었던 李씨는 주름살이 늘고 다소 말라 시골 할아버지 모습을 연상케 했다.

다음은 李씨와 일문일답.

- 자수 동기는.

"지난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동료들의 재판결과 형량이 비교적 가벼운 것을 보고 마음이 안정됐다. 그리고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자수해 형을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고생이 너무 지긋지긋했다. "

- 건강은.

"아픈 곳은 없다. "

- 어디에 숨어 있었나(말할 수 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 해외로 도피했다는데.

"처남이 중국을 자주 드나들어 항간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

- 고문한 사람들에 대해 죄책감은 안 드나.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참회하고 있다. "

- 누구의 도움을 받았나. 도주경로는.

"가족들 외에 크게 도움받은 곳은 없다. 추후에 밝히겠다. 나 때문에 의심을 받거나 고초를 겪은 동료 경찰관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

- 가족들과 연락이나 만남은 있었나.

"간접적인 연락만 해왔다. "

-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할 뿐이다. 특히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모든 진실과 그동안의 행적 등에 대해 검찰에서 숨김없이 밝히겠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