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퇴치는 그물이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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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루에겐 첨단보다 원시적인 방법이 통한다?'

' 한라산 저지대로 출몰,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노루떼와의 '전쟁' 을 치르고 있는 제주도가 '나름의' 퇴치법을 찾아냈다.

도는 수년전부터 저지대 농경지에 몰려와 매년 1백ha에 가까운 콩.더덕.감자밭을 망치는 등 농가의 골칫거리가 된 노루때문에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소리도 질러보고 꽹과리도 두드려보는 등 농가마다 별 수를 다 써봤지만 역시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7월에는 도가 임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인터넷 자료조사끝에 '노루퇴치약재' 를 살포하기도 했다.

1백7ha 95개 농가에 미국에서 수입한 맹수오줌성분의 퇴치제를 사용했지만 '약발' 이 들지 않아 3천1백여만원의 예산만 허비했다.

도가 지난해말 궁여 지책으로 찾아낸 전술(□)이 '그물망 작전' 이었다.

노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농경지 주변에 2m높이의 그물로 울타리를 설치하자는 것이었다. 도가 최근 10개월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한마디로 성공적이다.

5천7백만원을 들여 71개 농가에 30㎞구간의 그물망을 설치한 결과 노루피해발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효과에 힘입어 도는 내년중 7천만원을 들여 50㎞구간에 추가로 그물망 방어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일부 피해지역의 경우는 노루를 생포, 노루생태관찰원을 조성해 사육하는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라산 노루가 3천여마리로 불어나는 등 급증추세에서 찾아낸 유일한 방법이 될 것 같다" 면서 "가능한 자연보호.관광자원 존속이라는 측면에서 대처하겠다" 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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