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적은 경제 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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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테네 올림픽 폐막을 앞두고 주요 외신들이 금메달과 경제의 관계를 분석해 봤다. 부자나라일수록, 경제 상황이 좋을수록 금메달을 많이 딴다는 결론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자를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눈에 띄게 선전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HSBC의 분석자료를 보면 경기가 좋을 때 올림픽 성적도 좋았다는 것이다.

고도 성장기인 1960년대와 70년대에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시작해 미국 경제마저 제칠 기세였던 80년대 중반(84년 미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올림픽 성적이 정점에 달했다.

그러다 90년대 '10년 장기불황'에 접어든 뒤 올림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4년 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선 금메달 수가 5개에 그쳤다. 일본 경제가 활기를 되찾는 시점에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5개로 대단한 성적을 냈다.

미 워싱턴 포스트도 올림픽 메달 수가 한 나라의 경제력에 비례하며 그런 경향은 갈수록 심해졌다고 전했다.

52년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에서 상위 10대 부국이 전체 메달의 35%를 가져간 데 비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그 비율이 42%로 커졌다는 것이다.

미 다트머스대학의 앤드루 버나드(경영학)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메달 수를 좌우하는 최대 요인은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올림픽 성적의 60%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을 턱밑까지 쫓아 온 것도 중국의 경제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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