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저축률 올 상반기 30%로 떨어져…투자 재원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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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민총저축률이 지난 88년 39%에서 올 상반기 30%로 떨어졌다.

저축률 하락이 장기화되면 투자재원을 외국에서 빌려올 수밖에 없어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이는 환율.물가.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주름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총저축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1%포인트 낮아진 30.6%로 집계됐다.

국민총저축률은 88년 39.3%까지 상승했으나 그 뒤 계속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앞지르면서 매년 1~2%포인트씩 떨어져 왔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소득이 전년보다 0.8% 늘어난데 비해 소비지출은 이의 7배인 5.6%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총저축에서 정부총저축률은 9.1%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 기업저축(사내유보율)도 6.4%씩 각각 높아졌으나 가계저축이 크게 줄어 민간저축 하락률이 3.9%포인트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계층별로는 상반기 ▶고소득층의 저축률은 마이너스 20% ▶중소득층은 마이너스 31% ▶저소득층은 마이너스 2백2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상반기 ▶저소득층의 소득은 0.3% 줄었으나 소득은 8.7% 늘어나 저축률이 크게 낮아졌으며 ▶고소득층은 이자율 하락 등으로 소득이 0.8%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미룬 소비를 한꺼번에 하면서 소비가 12.4%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저축성향이 높은 고소득층에서 소비증가를 주도하고 있어 앞으로도 국민총저축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설비투자의 빠른 회복세가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이는데다 건설투자도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저축률이 낮아지면 해외에서 더 많은 자금을 들여올 수밖에 없어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 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李壽熙)박사는 "상반기 저축률 하락은 국제수지 흑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정부의 내수.소비 유도 경羞刮盈??결과" 라며 "과도한 내수 위주 경기부양책을 재검토할 시점"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97년 기준 민간총저축률은 한국(22.8%)이 미국(13.2%).대만(21.7%)에 비해 높지만 일본(27.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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