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문단 창립총회 24일 폐막…'시스템 바꿔야 회복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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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리콴유(李光耀)전 싱가포르 총리 등 해외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렸던 '전경련 국제 자문단 창립 총회' 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폐막됐다.

참석자들은 행사 기간 중 주제발표 등을 통해 단시일 내에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 정부와 재계의 개혁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21세기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업 투명성 제고▶핵심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폐막 기자 회견에서 키신저 박사는 "한국 경제는 세계화 체제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고 역설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한국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구조조정이 뒷받침돼야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특히 일본의 핵무장과 관련,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우려를 표 할 스 밖에 없다" 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퍼시 바네비크 스웨덴ABB그룹 이사회 회장은 "한국기업이 여러 제품을 모두 제공하려는 것보다는 최소한 한두가지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조직과 인력의 국제화도 서둘러야 한다" 고 강조했다.

대우사태처리 문제와 관련, 오너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은 "불안심리가 증폭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우와 한국정부 국내외채권자들간에 이해가 되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폐막회의에 앞서 벌어진 4차 비공개 회의에서 클라우젠 전세계은행총재는 "한국 정부가 연내 부채 비율 2백%감축 등 기업들에게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과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오너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도 "재벌개혁이 너무 정부 주도나 지시로 이뤄져 한국주식회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 라며 "기업주 등 경제주체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고 역설했다.

세지마 류조 이토추 상사 고문은 "한국이 위기에서 빠져나와 건실한 경제 성장을 이루려면 철저한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펼쳐야하고 국민이 경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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