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용 물비누 관장액으로 납품 양잿물 투여 또 1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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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안산시 중앙병원의 관장액은 관장용이 아닌 고농도(16.7%)의 가성소다(양잿물)가 함유된 '세탁용 물비누' 로 밝혀졌다.

안산경찰서 조사 결과 병원측은 K의료기상사에 관장용 물비누를 주문했으나 K상사 등의 실수로 세탁용 물비누가 공급됐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중앙병원은 8월 25일 K의료기상사에 '물비누(관장용)' 라는 표기로 물품 주문서를 보냈다.

K상사는 같은 달 31일 S화공약품에 물비누를 주문했으며 S화공은 가성소다 33%가 함유된 세탁용 물비누 18ℓ를 9천원에 판매했다.

K상사는 이 물비누를 중앙병원에 납품한 것이다. S화공약품측은 경찰에서 "당시 K의료기상사에서 '환자복세탁용 물비누' 를 주문했다" 고 진술했다.

중앙병원은 이 물비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난달 7일 식염수와 2대1 비율로 섞어 숨진 이미진(20.여.안산시 일동)씨에게 처음 사용했다.

병원은 이후 사망한 2명에게 계속 사용했으며 지난 7일 이 관장액을 투여받은 2명이 장괴사 증세를 보이자 K의료상사 등에 전화를 걸어 문제의 관장액이 세탁용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

한편 이 병원에서 관장액을 투여한 뒤 중태에 빠졌던 尹재범(38.안산시 이동)씨가 23일 오전 2시40분쯤 동수원병원에서 치료중 숨졌다. 이로써 이 병원에서 관장액을 투여한 5명중 4명이 사망했으며 나머지 1명은 중태다.

안산경찰서는 24일 중앙병원 전 병원장 金모(51.10월 20일 직위해제)씨 등 병원관계자 4명을 소환, 조사해 이들로부터 "아직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尹씨 등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관장액 때문인 것 같다" 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자취를 감춘 K의료상사 대표 黃모(58)씨와 직원 姜모(50)씨를 검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안산〓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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