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하 1주기 맞아 유고소설 두편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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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문학평론가.번역문학가 황병하(1954~1998)씨의 1주기를 맞아 유고 소설 두 편이 출간됐다.

미국에서 스페인.중남미문학을 전공하고 90년대초 귀국 이후 광주여대 창작문학과 교수, 문예지 '문학정신' '무애' 편집위원을 역임한 황씨는 평론집 '반리얼리즘 문학론', 번역서 '보르헤스전집' 등 평론.번역에서 시.소설 창작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문학활동을 펼치다 1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다.

사후 그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발견 된것은 두 편의 장편소설 원고. '사람은 죽지 않는다' (열음사.8천원)와 '한국의 천일야화' (열음사.8천원)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 는 40대 초반 남자 주인공이 생기 가득한 젊은 여성을 상대로 겪는 불안하고도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 3인칭과 1인칭, 여기에 2인칭까지 다양한 서술방식이 사용된 작품이다.

'사람은…' 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갖춘 완결된 형태인데 비해 '한국의 천일야화' 는 3백여 에피소드를 2만매 분량에 담으려는 방대한 기획으로 출발, 그 중 첫 25개의 에피소드만이 집필된 상태다.

현대의 포장마차 풍경에서 천지창조 신화까지 다채로운 삽화가 등장하는 이 작품에 대해 문학평론가 문흥술씨는 "기존의 소설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기에 어울리는 독창적이면서도 한국적인 글쓰기의 형식과 내용을 탐색하고자 했던 것" 이라고 평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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