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일본 시장 진출하려면 규슈·야마구치에 교두보 만들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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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면 사전 시장 분석과 철저한 유지·보수 체제는 기본입니다.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고 사람 성격까지 비슷한 규슈·야마구치 지역에 교두보를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1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JRI 포럼) 특별 강연에 나선 시마다 도시오(島田敏生·76·사진) 일본 레프(물류회사) 회장은 일본 시장 공략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토추상사 부사장을 지낸 그는 1983년부터 3년간 한국에 주재하면서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 등 국내 인사와 친분이 두텁다.

시마다 회장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아시아 각국 저명 기업의 경영 특성을 분석했다. 샹그리라 호텔그룹의 로버트 쿽(郭鶴年) 회장은 진출 국가의 시장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이노우에 특수강은 종업원 200여 명에 불과하지만 미사일·위성에 들어가는 초정밀 부품까지 만들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또 계절·날씨에 같은 튀김도 500여 가지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 내는 도쿄의 유명 튀김집 긴자 덴이치도 소개했다. 시마다 회장은 높은 기술력과 인재 중시, 깊은 신뢰 관계가 일본 비즈니스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참석자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창한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관이 한·중·일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묻자 시마다 회장은 “특수강 분야 등 일본의 경험과 한국의 제조기술, 중국의 시장이 합쳐질 수 있는 분야가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규 삼광전자 사장이 일본의 복잡한 상거래 관행을 지적하자 “위험을 줄이려는 일본 기업의 속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전통적 사업방식이 글로벌 환경에 뒤처진다는 정중원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조정관의 지적에 대해서는 “숙련 기술자의 손길이 필요한 특수·첨단기술 분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9월 말 출범한 JRI 포럼은 중앙일보종합연구원(JRI)이 마련한 모임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국회의원·고위 공무원·법조인·의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 40여 명이 참여해 ‘시사와 경영’을 주제로 토론하는 연구모임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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