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공원 문닫을 시간됐다고 나가기도 전에 불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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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저녁 무렵 서울 파고다공원 앞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친구가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와 공원 안에도 들어가 보고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가 나중에 오긴 했으나 다리가 아파 잠깐 공원 안에 들어가 얘기를 했다.

그때 시간이 8시쯤이었다. 공원 안은 가로등이 이미 꺼져 있어 매우 컴컴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지만 너무 어두워 커피가 얼마나 들었는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10분 가량 지나자 방송이 나왔다.

"공원 문닫을 시간이니 지금 즉시 나가라" 는 내용이었다. 공원 관리원이 느닷없이 큰 목소리로 방송을 해 공원 내에 있는 사람들은 들어오면 안될 곳에 들어온 사람 취급을 받은 느낌이었다.

조금 있으면 호루라기를 불며 누군가 나올 것 같았다. 매우 당혹스러웠다. 문닫는 시간 전까지는 공원 내에 가로등을 켜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문을 닫지도 않은 공원에 불을 꺼 놔 자칫 종로 한복판인 이곳에서 날치기라도 당하면 누가 도와줄 것인가.

또한 안내방송도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로 녹음해 8시가 문닫는 시간이라면 20분 전에 이를 알리는 식으로 방송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한다면 공원 이용객이 황당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감시간에 공원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문수 <서울 서초구 방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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