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쌀지원은 당국 간 회담 뒤에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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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호 05면

북한이 16일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17일 “향후 남북 접촉 상황에 따라 적십자사 차원의 긴급 인도지원은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이 당국자는 “16일 북한의 요청은 적십자사를 통한 것이었고 정부도 긴급 인도지원은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옥수수 1만~3만t(35억~105억원어치), 긴급구호물품은 지원 가능하다는 게 정부 내 기류”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 "적십자 통해 옥수수 1만~3만t 지원은 가능"

정부는 ‘쌀’의 경우 당장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정부 시절 차관 형식으로 제공한 쌀 지원을 무상지원으로 전환하고 국제기구 수준의 분배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려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도 당국 간 회담이 전제돼야 하고 과거에도 쌀 지원은 당국 간 협의로 이뤄져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료 지원은 ‘계절적으로 시급한 지원 대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은 16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구체적인 품목과 수량은 제시하지 않은 채 지원을 요청했고 남측은 “검토하겠다”라고만 답했다.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핵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과거처럼 쌀과 비료를 수십만t씩 지원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의 이언 켈리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이근 북한 대사(외무성 미국 국장)와 그의 대표단이 10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비자 발급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이 국장은 26~27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할 예정이며 회의 전 또는 직후 뉴욕에서 성 김 6자회담 미측 대표를 만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북한의 6자회담 차석 대표다. 뉴욕 북,미 회동에서 양측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문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NEACD 회의에 참석한 뒤 30일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공동주최로 북한문제 전문가,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 등이 참가하는 토론회에도 참석한다. NEACD 회의는 미 캘리포니아대 산하 ‘세계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남북한과 미·일·중·러 등 6자회담 참가국의 외교부·국방부 관리와 학자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다자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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