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산 붉고 물 붉으니 사람도 절로 붉어라-단풍산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전국은 온통 단풍세상이다.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임 만나 수줍어하듯 붉은 옷으로 곱게 차려입었다. 오색물감을 풀어놓은듯 단풍으로 수놓인 가을 산에 흰구름 하나 걸치면 한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다.

전국의 유명 단풍산행지로는 설악산.내장산.지리산.오대산.적상산 등이 꼽힌다.

▷설악산〓철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단풍이 든 가을 풍광이 역시 최고다. 천불동계곡은 설악의 대표적인 단풍 등산로. 비선대.귀면암.오련폭포.천당폭포 등에서 맑은 계류와 어우러진 단풍을 볼 수 있다.

백담사~수렴동~봉정암~천불동~비선대까지 내.외설악을 잇는 80리길을 오르내려야 설악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대청봉(1천7백8m)에서 시작한 단풍은 지금 소청.양폭을 거쳐 귀면암까지 소리없이 내려오고 있다.

지난 주말 갑자기 한파가 몰아닥친 대청봉은 이미 초겨울로 접어들어 가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때늦은 감이 있다.

양폭산장 일대에서 크게 기지개를 켠 설악의 단풍은 이번 주말 귀면암을 전후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설악산국립공원〓0392-636-7700.

▷지리산〓둘레만 8백리가 넘으며 숱한 계곡을 품에 안고 있다. 그중 피아골은 붉은 단풍나무 숲이 소에 반사돼 물빛이 붉으며 물빛에 물든 사람도 붉다해서 삼홍계곡으로 불리운다.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피아골과 뱀사골로 몰린다. 설악산 천불동.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손꼽히는 곳 칠선계곡. 단풍이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며 쉴 새 없이 나타나는 폭포와 담(潭)은 이곳을 지리십경의 반열로 올려놓았다.

천황봉에 올라서면 까마득한 발아래 40리계곡이 단풍바다를 이루고 있다. 산행은 추성리에서 시작되며 정상까지 8~9시간 소요된다. 지리산국립공원〓0596-972-7771.

▷적상산〓 '붉은 치마(赤裳)' 라는 의미의 적상산(1천34m.전북무주군)은 단풍철이 되면 여인의 화사한 치마처럼 온산이 붉게 물든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무주현 산천조에는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오직 돌길뿐' 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험하다.

그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정상부근에 양수발전소.산상호수가 들어서면서 자동차로도 오를 수 있게 됐다. 산행은 서창마을에서 시작해 처마바위~장도바위~석성을 거치면 정상에 닿게된다. 오르는데 4시간정도 소요되며 안렴대와 안국사까지 갈 수 있다. 안렴대는 적상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덕유산.운장산.대둔산.계룡산등이 조망된다. 덕유산국립공원〓0657-322-3174.

▷오대산〓노인봉(1천3백38m)에서 청학동으로 이어지는 소금강은 기암괴석의 모습이 하도 빼어나 '작은 금강' 으로 불리는 오대산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노인봉은 오대산국립공원의 동대산(1천4백33m)과 황병산(1천4백7m)사이에 있는 봉우리로 진고개에서 약 1시간30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노인봉산장에서 청학동계곡의 끝지점인 낙영폭포까지 1.5㎞는 노인봉 최대의 급경사를 이루는 등산로. 계곡물은 바위를 껴안고 돌아 수많은 소를 만들고 다시 십여m절벽아래로 떨어져 탕을 이루며 20리 무릉계곡을 흘러 동해로 들어간다.

낙영폭포~삼폭포~백운대를 지나면 괴면암.일월암.촛대봉 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만물상에 닿는다. 산행시간은 여유있게 걸어도 6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대산국립공원〓0374-332-6417.

▷내장산〓지리산.월출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히는 곳이다. "산에 대한 문외한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전북정읍시.7백63m)만은 알고 있다" 고 말할 정도로 정읍사람들의 내장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내장산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15종의 단풍나무중 11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잎이 일곱 갈래로 작고 섬세하며 다른 산의 단풍보다 유난히 붉다.

사찰주위에는 인공적으로 당단풍을 심어놨으며 8부능선 위에는 굴참나무(갈색).단풍나무(빨간색).느티나무(노란색)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울긋불긋하다.

특히 사찰까지 이어지는 50~2백년생되는 단풍나무숲은 내장사 단풍의 백미다. 내장산국립공원〓0681-538-7875.

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