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보다 진한 향토 사랑' 김풍식 호서병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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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0대 노의사가 4반세기동안 동안 타향에 살면서 토박이보다 진한 향토애로 지역사랑을 노래한 시집을 펴내는 등 문화운동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충북 충주시 충인동 호서병원 원장 김풍식(金豊植.73.신경외과전문의)박사. 그는 최근 타향인 충주에 대한 애정을 오로지 쏟아낸 '그리운 고향, 인생의 노래' 란 시집을 냈다. ' 한국시문학의 추천으로 등단한 그는 두 번째 낸 이번 시집에서 남한강.월악산.충주호.탄금대 등 충주의 명소와 사과 등을 남다른 애정의 필치로 그려냈다.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신경외과 분야의 개척자로 알려진 金박사가 충주에 정착한 것은 지난 65년.

우석대에서 의대강사로 일하던 그는 주위의 권유로 충주를 택한다. ' "사전탐색도 할 겸 2주간 충주의 산골마을을 돌며 무료진료봉사를 했는데 환자들이 너무 많았고 그런 환자들을 그냥 두고 떠날 수 없어 정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월급쟁이 의사였지만 뇌졸중환자 대상의 의술이 소문날 무렵인 71년 그는 김풍식 신경외과를 개업하고 지역문화운동의 중심에 선다.

6년 여를 살다 보니 우륵의 고장 충주의 역사성과 이곳을 중심으로 한 '중원문화' 에 자신도 모르게 매료됐던 것이다.

그해 가을 그는 예총 충주지부를 창립해 6년간 회장을 맡아보면서 오늘날 전국적인 향토축제로 명성을 얻고 있는 '우륵문화제' 도 창설했다.

또 향토사학자모임인 예성동호회 회장과 충주문화원장을 지냈고 97년에는 향토음악인협회를 창립해 향토문화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76년 '중원의 향기' , '충북의 기와' 라는 책을 펴냈고 95년까지 수필집 4권을 냈다.

김박사는 "자작시에 이종록 교수가 곡을 붙인 '충주찬가' 15곡과 '서천연가' 7곡을 CD로 만들 계획" 이라며 "내년 초 신춘향토음악회 개최를 시작으로 고향노래부르기운동에 앞장서겠다" 고 말했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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