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잘 나가고 싶은가, 이것만은 지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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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직장인 이럴 땐 어떻게?
 이명환 지음
21세기북스, 304쪽, 1만2000원

#1. 직장동료에게 함부로 선물하지 마라. 아무리 좋은 성의라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2. 회사 내에선 고교동창회·대학동창회·향우회 등의 모임도 자제하라. 파벌을 조장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겐 소외감을 줄 수 있다. 결국 회사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도 해가 된다….

당연한 얘기라고? 그렇게 여길 수도 있겠다. 처음에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는 밋밋하지 싶다. 그것도 잠시다. 책장을 넘길수록 자세를 똑바로 고치고 앉아 책을 읽어야 할 듯한 부담감이 느껴진다. 대기업에서 수많은 부하직원을 거느리고 일한 저자의 ‘직장생활’에 대한 충고가 세심하고 꼼꼼하다 못해 ‘깐깐함’의 진수를 보여준다. 읽으며 ‘나는 아니지만…’하며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범생이 직장인일 테고, 뜨끔뜨끔한 대목이 많았다면 계속 직장을 다닐지 돌아보는 게 낫겠다.

일러스트=강일구

책은 ‘직장 내 상황별 표준행동 지침’이란 부제 그대로다. 수차례 대기업 CEO를 역임한 저자는 회사 내에서 슬리퍼 차림에 돌아다니지 말라든가 외부 인사에게 자신의 상사를 소개할 때는 ‘님’자를 빼야 한다는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조언한다.

책은 12년 전 삼성 직원들의 행동 지침을 위해 출간된 것을 시대에 맞게 새로 내용을 정리했단다. 개정판에서는 “업무 메일을 보낼 때는 이모티콘 사용을 자제하라” 등 요즘 시대를 반영한 내용도 추가했다.

“평소에 일할 때도 엄격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 그는 “엄격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개인도, 기업도 잘 되려면 팀워크가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기본을 철저히 익히는 게 중요하단다. 책에서 그는 “말을 함부로 하는 상사에게 그 자리에서 반발하지는 말라” 고 모범답안을 내놨다. 하지만 “창의성은 강요에 의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도 말했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어떤 얘기를 들려주고 싶을까. 그는 무엇보다도 “직장관을 분명히 하라”고 말했다. “돈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 회사 다니는 게 더 힘들 겁니다. 차라리 장사하거나 기업을 창업하는 게 낫겠죠. 사회적 역할과 명예 등 직장을 통해 성취하는 것들을 꼭 다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은주 기자 ,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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