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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대기오염 서울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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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평양의 수질.대기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평양시 평천구역의 1999년 먼지오염도는 ㎥당 265㎍으로 같은 해 서울시 84㎍의 세 배 수준이었다.

또 평양시내를 흐르는 대동강 물속의 대장균군(群) 수는 북한 자체 기준치인 ℓ당 1만마리의 10배 가까이 됐고 대동강의 지천인 휴암천은 기준치의 319배에 이르렀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27일 홈페이지(www.unep.org)를 통해 이런 내용의 '2003년 북한의 환경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UNEP와 북한의 환경조정위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북한이 자국의 환경오염 실태를 국제 사회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석탄을 대량 사용하고 있으나 오염방지시설이 낡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오염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수처리장 부족으로 하천이 오염되면서 유행성 설사와 장염이 99년 1만명당 9.5명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박영우 국제협력관은 "에너지 부족과 식량난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를 검토한 뒤 북한 환경개선사업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신탁기금(Trust Fund) 조성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보고서에 실린 북한의 환경오염 실태다.

◆ 대기오염=북한의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 사용량은 2000년 2229만t에서 2020년 1억200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석탄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가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석탄의 완전연소, 배기가스 정화기술, 에너지 효율개선, 대체에너지 도입 등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수질오염=낡은 폐수처리 시설 때문에 폐수의 상당량이 강과 하천에 그대로 유입된다. 평양 인근의 12개 공장시설에서 대동강에 직접 쏟아붓는 폐수만 하루 3만㎥에 이르고 있다. 96년 압록강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북한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6.32ppm이었다.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137ℓ로 남한 380ℓ의 36% 수준이다.

◆ 산림훼손=국토의 73.2%가 산림지역이지만 지난 10년간 가뭄과 폭우, 병해충, 땔감 마련을 위한 벌목, 다락밭 개간 등으로 인해 산림이 크게 훼손됐다. 86~96년 사이에 14만㏊의 숲이 줄었다. 연간 땔감 채취량도 90년의 300만㎥에서 720만㎥로 늘었다. 한편 남한에서는 멸종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호랑이.표범.여우.반달가슴곰.크낙새 등이 북한에는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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